열수만각류의 형태적 다양성과 계통학적 유연관계

Abstract

심해열수분출구에 서식하는 만각류(이하 열수만각류)는 약 15종이 알려져 있다. 열수만각류는 두 번에 걸쳐 연근해에서 열수분출구 지역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중 대부분(Balanomorph Eochionelasmus ohtai 제외)은 백악기 대멸종 시기에 남서태평양에 정착한 공동조상으로부터 기원한 분기군(이하 주분기군)에 속한다. 주분기군의 높은 형태적 다양성(대칭 따개비류 brachylepadomorphan Neobrachylepadidae, 비대칭 따개비류 verrucomorphan Neoverrucidae, 거북손류 scalpellomorphan Eolepadidae)은 그들 내에서의 계통학적 유연관계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열수만각류의 계통학적 의문들을 해결하고자, 주분기군의 핵심종(Keystone species)으로 추정되는 비대칭 따개비류 neoverrucid Imbricaverruca yamaguchii와 근연 그룹과의 형태형질 재검토 및 핵/미토콘드리아 유전자 기반 계통수 작성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주분기군은 단계통군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열수만각류의 유전자 변이율은 연근해 서식 만각류에 비해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형태형질의 진화 속도가 유전자(유전체) 진화보다 앞서는 현상은 다른 열수생물(열수홍합류, 열수달팽이류)에서도 확인되었으며, 이와 관련한 열수환경과 생물의 형태/유전체 진화의 상관관계에 대한 후속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